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지식13 -자율주행차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1. 레이더(Radar, RAdio Detection And Ranging)

 

레이더는 2차 세계대전 전후에 영국에서 개발한, 상대방의 전투기를 탐지하는 군사용 장비입니다.

 

당시 전쟁에서 독일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는 큰 활약을 하죠.

 

영화에서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멀리 있는 상대방 전투기의 위치가 레이더에는 보이죠.

 

레이더는 전자파를 쏘아올려 물체에 반사된 반사파를 측정합니다. 

 

덕분에 보이지 않을 만큼 원거리에 있는 적도 감지할 수 있죠. 적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무척 유용해서 현대전에는 필수로 쓰입니다.

 

그리고 레이더는 이제 자율주행차에도 필수입니다. 자율주행차에서 레이더는 반사된 전자파를 분석해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죠.

 

전자파는 빛의 속도로 나아가 순식간에 물체를 인식할 수 있고 야간이나 악천후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합니다.

 

반면 단점도 있습니다. 정밀하지 못하고 파장이 크기때문에 작은 물체는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전자파가 물체에 맞고 되돌아올때 시간과 각도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거리와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외에도 나무나 플라스틱 같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는 전자파를 반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식을 잘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레이더가 고급 승용차에도 달려서 나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성능 덕분이죠.

 

제네시스 G80만 해도 후면에 후측방 레이더 2개를 포함해 차량 전체에 레이더를 5개나 달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2.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아마 자율주행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센서가 아닐까요? 특히 대부분의 라이다가 자동차 지붕 위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어 자율주행차의 대표적인 모양새를 완성합니다.

 

구글 웨이모 사진 동그라미 부분이 라이다?

 

레이더가 전자파를 발사해 반사파를 측정한다면, 라이다는 레이저 빛을 발사해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을 측정합니다.

 

그래서 이름이 빛 Light과 레이더 Radar의 합성어인 라이다 LiDAR죠. 

 

라이다는 레이더에 비해 물체의 거리와 방향을 훨씬 더 정교하고 입체적으로 파악합니다.

 

빛이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각각의 거리를 알아내어 3차원 분석까지 가능하죠.

 

레이저 빛을 이용하는 라이다는 직선으로 길게 뻗어나가기 때문에 채널 단위로 레이저를 쏘면서 차량의 지붕 위에서 360도로 회전하는 방식으로 주로 활용됩니다.

 

가장 유명한 라이다 생산업체인 벨로다인의 64채널 라이다는 64개의 레이저가 분당 최대 900회 회전하며, 초당 최대 220만 차례 데이터를 측정하죠

 

라이다는 일종의 디지털 스프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명한 물체가 가득한 방에 64개의 빨간 스프레이 통을 들고 분당 900회를 돌면서 뿌려댄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물체가 있는 자리에는 빨간색 형체가 남게되겠죠?

 

이처럼 라이다는 매우 높은 밀도로 주변 사물을 인식해 주변 환경을 바라봅니다.

 

자율주행차에 있어서 라이다는 단순한 센서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벨로다인의 창업자 데이비드 홀은 두 번재 자율주행차 대회였던 2005년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의 참가자이기도 하거든요.

 

아쉽게도 그의 팀은 코스를 완주하지 못했지만 그는 새로운 목표를 세웁니다.

 

대회에 참가하며 만들었던 라이다 센서를 자율주행차 용도로 개선하여 상용화하기로 말이죠. 서브우퍼 오디오 회사였던 벨로다인은 이때부터 64채널 라이다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2007년 대회에서는 코스를 완주한 6개팀 중 5개의 팀이 이 센서를 채택할 정도로 유명해졌고 미국 스미스소니언 역사 박물관에 기증될 정도로 벨로다인의 라이다는 자율주행의 역사와 맥을 함께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자율주행차는 벨로다인의 라이다를 기본으로 탑재할 정도로 필수적인 센서가 됩니다.

 

물론 라이다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레이저 빛을 이용하는 특성상 악천후에 영향을 받습니다. 안개나 비 또는 눈 입자에 빛이 반사되면 주변 환경 인식에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감지 범위도 길지 않습니다. 전자파를 이용하는 레이더처럼 원거리를 측정할 순 없고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최신 라이다도 측정 범위가 고작 몇백미터 수준에 불과합니다.

 

가격도 문제입니다. 점차 저렴한 라이다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 탓에 대중화는 이릅니다.

 

아직 양산차에 장착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자율주행을 실험하는 차량에만 겨우 달 수 있을정도죠.

 

만약 여러분이 길거리에서 지붕 위에 뱅글뱅글 돌고 있는 무언가가 달려 있는 자동차와 마주쳤다면 그 자동차는 십중팔구 실험 중인 자율주행차일겁니다.

 

 

3. 레이더와 라이다의 장단점 비교 정리

 

전자파를 이용하는 레이더는 장거리 측정이 가능하고 물체 내부까지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날씨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죠. 하지만 물체의 거리나 방향, 모양이나 구조는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빛을 이용하는 라이다는 정확하게 물체를 인식하고 밀도 있게 표현해낼 수 있지만, 거친 날씨에 영향을 받고 장거리 측정은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어느 하나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자율주행차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이처럼 완벽하지 않은 센서들이 여러 개 모여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줄 때죠.

 

사용할 수 있는 센서가 많으면 많을수록 점점 더 완벽해집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사람의 눈과 가장 유사한 센서가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당시 스탠리의 이야기로 돌아가봅시다. 당시 스탠리는 이미 라이다를 장착하고 이를 핵심 센서로 활용합니다.

 

그러나 GPS가 터널에 들어가면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당시 라이다에도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불과 30m 앞까지만 감지할 수 있었던 거죠. 이 말은 스탠리가 고속으로 주행하기는 어렵다는 얘기였습니다.

 

당시 대회에는 지그재그 형태의 도로가 많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속도를 높일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그렇다고 항상 안전한 속도로만 주행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죠

 

스탠퍼드 레이싱팀은 스탠리가 라이다의 범위를 넘어서는 구간을 파악할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정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인간처럼 바라보면 되는 것이었죠.

 

바로 카메라였습니다. 카메라는 라이다보다 훨씬 더 멀리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라이다가 주행 가능한 도로를 식별하고 카메라가 멀리까지 보면서 장애물이 없다고 판단하면 그 길은 안전한 거였죠.

 

이런 식으로 스탠리는 시야를 80m까지 확장할 수 있었고 주행 속도를 72km까지 최대 높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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