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6 -인간을 능가하는 기계의 등장-

1. 딥블루는 어떻게 세계 체스 챔피언이 되었는가

 

1997년 인간과 컴퓨터의 자존심을 건 체스 대결이 펼쳐졌다.

 

가리 카스파로프는 1984년 만 20세 최연소 세계 체스 챔피언으로 등극한 이해 줄곧 세계 1위를 유지하였고 적어도 체스로 그를 이길 수 있었던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카스파로프를 상대할 컴퓨터 대표 딥 블루(Deep blue)는 IBM의 슈퍼컴퓨터인데 이전에도 몇 차례 체스 시합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바로 직전 1996년에도 안타깝게 4:2로 패했다.

 

이후 딥블루는 보다 정교한 체스머신이 되어, 내부에서도 디퍼 블루라는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더욱 강력해져서 돌아왔다.

 

그리고 이날 대회에서 딥블루가 마침내 카스파로프를 꺾고 체스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였다.

 

 

컴퓨터가 정규 시합에서 인간을 꺾고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한 것은 이때가 처음으로, 당시 딥 블루는 알파고만큼이나 유명했으며 컴퓨터가 인간을 본격적으로 능가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을 꺾고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하였다.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고, 바야흐로 인공지능이 무슨뜻인지는 누구나 아는 본격적인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렸다.

 

1997년 체스, 2016년 바둑, 세상을 발칵 뒤집은 두 차례의 대결은 인류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비록 인류는 두 대결에서 모두 졌지만 새로운 미래를 얻은 셈이다.

 

 

2. 체스에서 컴퓨터는 인간을 어떻게 능가했는가

 

체스를 둘 때 딥블루는 컴퓨터의 강력한 계산 능력에 의존해 모든 가능성을 탐색한다.

 

중반전 이후에는 말을 움직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약 40여 가지로 압축되고, 6수 정도만 앞을 내다봐도 웬만큼 승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동 가능한 수는 $40^{6}$으로 약 41억가지이다.

 

딥 블루는 초당 2억번을 계산할 수 있어서 모든 계산을 20초만에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간이 직접 계산한다면 1초에 한 수씩 계산해도 먹지도, 자지도 않고 계산만 하더라도 약 130년이 걸린다.

 

또한 딥블루의 곁에는 카스파로프의 약점을 가르칠 수 있는 여러 체스 전문가를 두었다. 이들이 알려준 카스파로프 공략법을 엔지니어들이 규칙으로 입력하였다.

 

이외에도 게임 초반에는 초반의 수를 공식화한 오프닝을 활용했고, 게임이 종반에 다다랐을 때는 엔드게임 테이블베이스(끝내기 수를 미리 계산해놓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이런 식으로 불필요한 계산을 줄여나갔다.

 

이외에도 심리 전략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딥 블루가 어떨때에는 즉각 반응하고, 어떨 때에는 느리게 반응하도록 속도도 조절했다고 한다..?? ㅁㅊ

 

딥 블루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어 카스파로프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도록 만들었다. 

 

이 사실을 안 카스파로프는 매우 놀랐다고 한데, 느리게 반응할수록 탐색을 많이 한 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부러 속도를 늦췄다면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IBM은 그야말로 딥 블루의 승리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였다.

 

이처럼 딥블루의 승리는 컴퓨터의 강력한 계산능력과 수많은 탐색을 가능케 한 알고리즘의 최적화, 이에 더한 심리 전략까지 동원한 승부의 결정체였다.

 

 

3. 체스에서 경우의 수를 탐색하는 과정은.?

 

체스에서 현재 수는 어떤 수에 영향을 받고, 또 다음 수에 영향을 준다

 

계속해서 영향을 주면서 길게 뻗어나가는 모양이 되는데 이처럼 경우의 수가 확장되는 모습이 마치 나무가 뿌리에서 출발해 가지로 이어나가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하지만 가지는 여러 갈래가 되어 이런 구조를 트리(tree)라고 부른다. 

 

 

이런 구조는 체스뿐만 아니라 바둑, 오목 등 대부분의 보드게임에 적용될 수 있고 게임에서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트리 형태로 나타내는 것을 게임 트리라고 부른다

 

체스의 게임 트리 크기는 $10^{120}$이라고 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 수보다 많다고 하는데 맨눈으로 볼 수 없는 1억 분의 1cm 크기의 원자가 우주 전체에 $10^{80}$개가 있다고 하는데 체스의 게임 트리는 이보다 더 크다

 

$10^{120}$이 얼마나 크냐면, 1조를 10번이나 반복해서 곱해야 얻을 수 있는 수이다.

 

딥 블루는 이렇게나 큰 게임 트리를 탐색하는데 애를 먹었다.

 

480개의 체스 전용 칩이 내장된 딥 블루는 초당 2억번의 이동을 계산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보여줬고(하지만 지금의 스마트폰 성능이 딥 블루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반대로 카스파로프가 딥 블루와의 대결 이후 출간한 딥 씽킹(deep thinking)이라는 회고록에서 "서너 가지 수를 심도 있게 분석하여 추려내고 네다섯 수를 내다보고 수를 둔다"라고 했다. 

 

특히 초당 몇번의 경우의 수를 분석해낼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카스파로프는 "단 한번도 어렵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딥 블루는 초당 2억번의 가능성을 계산하였고, 더 많은 수를 내다볼수록 더 압도적인 실력을 갖출 수 있다.

 

게다가 딥 블루는 추려진 후보에 점수를 매겨서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정렬까지 했다고 한다.

 

반면 인간인 카스파로프는 어떤 게 더 나은 수인지 확률로 계산하기보다는 직관에 의존했고, 그러다 보니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확신을 잃고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카스파로프의 직관은 당시 그와 겨룰 수 있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다.

 

10만개의 말 이동 경로를 꿰고 있었고 체스판에 놓인 말을 보고 자신이 알고있는 10만가지 경우의 수와 순식간에 대조하여 일치하는 경우를 찾아냈다고 한다... 진짜??

 

그래도 카스파로프는 인간이어서 아무리 10만가지를 순식간에 대조한다 해도 실수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컴퓨터라면 절대로 틀리지 않을 계산을 놓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흔들리기까지 했다.

 

체스 세계 챔피언이 거세게 킹을 몰아붙이는데도 태연하게 상대의 폰을 사냥하러 나가는 수는 인간이라면 절대로 시도하지 못할 수이지만 딥 블루는 인간을 조롱하듯 그런 수를 자주 보여주었다.

 

이처럼 태연하게 행동하는 딥 블루를 보면서 카스파로프는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으면서 몇 차례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시 세계 챔피언이었던 카스파로프는 딥 블루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딥 블루는 엄청난 계산 능력으로 가능한 수 대부분을 계산해냈고 카스파로프의 직관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딥 블루라도 $10^{120}$이나 되는 체스 게임 트리를 전부 계산할 수는 없었다.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기 때문인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경로를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었을까?

 

 

4. 가지치기를 통해 필요한 경로만 탐색한다

 

모든 경로를 탐색하는 것을 완전 탐색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모든 경로를 탐색할 필요는 없다.

 

좀 더 효율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한번 탐색해보고 성과가 없다면 그쪽은 더 이상 탐색하지 않도록 표시해두면 된다.

 

미로찾기에서 막다른 길로 이어지는 경로를 표시해뒀다가 다음번에는 그 경로로 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컴퓨터 과학에서는 가지치기(pruning)라고 부른다.

 

막다른 길은 더 이상 가볼 필요가 없으므로 이 경로는 나뭇가지 자르듯 쳐내버리고 다시는 탐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탐색 경로를 제외할 수 있어 다음부터는 전체적인 탐색 속도가 빨라지며,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딥 블루는 체스의 수를 계산할 때, 이처럼 탐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의 수를 가지치기를 거쳐 배제해 계산을 점점 줄여나갔다.

 

이외에도 오프닝과 엔드게임 테이블베이스를 활용해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과감히 생략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수만을 계산해냈고 카스파로프를 꺾을 수 있었다. 강력한 계산 능력으로 인간의 직관을 뛰어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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